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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석마당’은 마을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시골의 편안함을 느낄 수가 있다. 최근들어 전원 레스토랑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모두들 도시화가 돼버린 현실이 안타까웠던 주인 박영재씨(41)가 10여년 동안 해왔던 건축업을 되살려 건축설계며 인테리어까지 직접 도맡아 완성한 건물이다. 거북이 형상 같기도 하고, 배를 뒤집어 놓은 듯 하면서도 예전의 초가집 상을 느낄 수 있는 ‘멍석마당’은 전형적인 전통성을 유지하기 위해 부드럽고 편안한 형태로 지어져 있다. 건물 뒤편애는 잔디밭이, 앞마당에는 자두나무와 대추나무 등 여러그루의 나무가 곳곳에 심어져 있다. 900여평의 대지를 빙 둘러 벚나무도 심어져 있다. 마당 한쪽에는 근사한 연못도 있다. 일반 시멘트가 아닌 뻘로 만들어진 연못이라 물이 맑진 않지만, 금붕어와 비단잉어들이 살기에는 좋은 환경이다. 가게안으로 들어서면 높은 천장과 넓은 실내가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음식에서도 퓨전을 느낄 수 있듯 인테리어에서도 옛스러움과 현대가 어울러져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바닥에 깔려 있는 멍석자리 덕에 ‘멍석마당’이라 이름이 지어졌다. 이 멍석 역시 구하기가 아주 어려워 박씨가 일일이 시골을 돌아다니며 집집마다 가지고 있는 멍석들을 구해왔다. 손님들이 놀이마당으로 생각하고 마음 편히 먹고 놀다가시라는 주인의 따뜻한 마음이 배어있음이 느껴진다. 주인 박씨가 직접 주문을 받고 음식을 갖다주는 점도 여느 식당과는 다름을 보여준다. 가을저녁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한끼의 식사와 차를 마시는 분위기도 제법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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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2.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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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광주갈치’가 특별히 다른 음식점에 비해 뛰어난 것은 없지만, 나름대로 자긍심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갈치요리만을 해오고 있다는 주인 이화진씨(49)의 한마디. 함께 일하는 아주머니들 역시 10년에서 많게는 16년 동안이나 같이 일을 해온 사람들이라 마음도 통해 손님들을 맞이하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게 이씨의 자랑이다. “우리 식당이 다른 곳과 조금 다른점이 있다면 조미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거예요. 또 소금물에 절인 갈치를 48시간 숙성시켜 구운 갈치구이는 어느 식당에서도 맛볼 수 없는 깊은 맛이랍니다.” 이 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준 밥을 먹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매일매일 정성을 듬뿍 담는다는 이씨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갈치요리를 맛볼 수 없다”는 애교섞인 말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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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2.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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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천변에서 구 시청사거리로 500여m 올라가면 왼쪽으로 짧은 길이 하나 있다. 고개를 돌려보면 보일듯 말듯 세워진 간판이 있으니, 이름하야 ‘광주갈치’. 식당 이름 치고 상당히 단순하다는 느낌이다. 주인 이화진씨(49)에게 물었더니 부르기도 쉽고 외우기도 쉽고 찾기도 쉬울 것 같아 이렇게 이름지었단다. 식당 이름으로 보아 알수 있듯, 이 곳은 갈치요리를 먹는 곳이다. 근 10여년 동안 갈치 요리만을 전문으로 해오던 이씨가 이 곳에 자리를 잡은 건 3년전. 이제는 광주에서 알아주는 갈치 요리전문점이 돼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매일매일 손님들이 북적거린다. 오늘의 소개 요리는, 역시 갈치조림과 갈치구이, 그리고 고등어 조림이다. 이 곳에서 사용하는 생선들은 목포에서 직접 가져오거나 충무에서 잡아온 싱싱한 갈치를 새벽시장에 나가 사오기도 한다. 자리를 잡고 앉아 몇 분 기다리지 않아 하얗게 깔린 전지(全紙)위에 보기에도 맛있게 보이는 반찬이 담긴 그릇이 하나둘씩 깔리기 시작한다. 어느새 커다란 상 위에는 빈틈없을 정도로 많은 가지 수의 반찬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많은 음식들중 그래도 먼저 소개하는 건 오늘의 주인공들. 손바닥 길이 만큼 잘라져 있는 갈치를 석쇠에 굽거나, 감자와 무, 갖은 양념과 함께 조리한 갈치조림은 보는 것 만으로도 밥 한 공기 뚝딱이다. 식탁 위에 차려진 갈치구이를 보니 문득 생각나는게 있다. 어렸을 적 어머니가 밥그릇 위에 올려주시던 맛있게 구워진 노르스름한 갈치살. 침이 꼴깍 넘어가지만 당신은 꾹 참으시고 가시를 잘 발라 자식들에게 양보하시던 어머니의 사랑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혀진다. ‘광주갈치’에서는 갈치구이를 다른 식당과는 조금 다르게 요리하고 있다. 대부분 소금을 뿌려가며 갈치를 굽는 것과는 다르게 이 곳에서는 소금물에 절여서 간을 맞춘다. 2시간 정도 소금물에 담궈 간을 배이게 한 후 냉장고에 넣고 48시간동안 숙성시킨 갈치를 구워 손님들에게 내놓는 것. 맨입으로 먹기에는 조금 짠듯 하지만 뭉게뭉게 김이 오르는 흰 쌀밥과 함께 먹으면 그 어떤 음식도 부럽지 않다. 감자와 무를 큼지막하게 썰고 조리한 갈치조림도 이곳의 별미. 특별한 조리법은 없지만 지난해 겨울 묵혀뒀던 김치를 함께 넣고 갖은 양념들을 첨가해 조리한 갈치조림은 짜지도 않고 싱겁지도 않은 맛이 혼자먹기에 아까울 정도다. 묵은 갓김치와 양념들과 함께 요리한 고등어 조림 역시 보는것 만으로도 풍성하다. 이외에도 상을 가득 채우는 음식들을 소개하자면, 된장국에 전어속젓, 토하젓, 새우호박나물, 배추나물, 두부부침, 낙지전, 호박잎과 쌈장, 물김치, 멸치볶음, 콩조림, 파김치, 오이된장무침, 묵은지볶음 등 10가지가 넘는다. 이중 시골오이(‘외자’로 통함)를 고추장이 아닌 된장에 무쳐놓은 오이된장무침은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또 녹동산 세발낙지만을 구입해 잘게 자른다음 채소들과 함께 섞어 만든 낙지전은 부드러우면서도 꼬돌꼬돌 씹히는 낙지맛이 살아나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이외에 식사후 나오는 숭늉 한 그릇까지 먹고나면 오늘의 식사는 ‘끝…’. 갈치조림 1인분에 1만2천원, 고등어조림+갈치구이는 1만원. 식당 건너편에 위치한 ‘안전주차장’에 1시간동안 무료 주차할 수 있다. 글//이보람 기자 white4@kjtimes.co.kr 사진//신광호 기자 sgh@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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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2.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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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피와 통후추 등 갖은 양념과 당귀를 포함한 5가지의 한약재를 가마솥에 넣고 5시간동안 익혀낸 ‘오향오리’. 한 입에 먹기 좋도록 수육처럼 썰어내서 나온 고기를 씹으면 쫄깃쫄깃한 육질의 연한 맛과 향이 입에 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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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2.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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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청 앞에서 제석산 구름다리 방향으로 100여m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봉선골 오리의 집’. 이 곳의 주메뉴는 ‘오향오리’와 ‘참숯과 왕소금구이’. 이 곳에는 매일매일 지리산 자락에서 약초를 먹고 자란 오리가 공급되고 있다. 원래 오리는 여러 가지 영양소를 갖추고 있으며, 성인이라면 누구나 걱정하는 고혈압과 중풍 예방에 좋아 많은 사람들이 건강식으로 즐겨 찾는다. ‘봉선골’에서 이러한 건강식 오리를 이용해 내놓은 요리는 ‘오향오리’. 계피와 통후추 등 갖은 양념과 당귀를 포함한 5가지의 한약재를 가마솥에 넣고 장장 5시간동안 익혀낸 보양식 요리다. 한 입에 먹기 좋도록 수육처럼 썰어내서 나온 고기를 씹으면 쫄깃쫄깃한 육질의 연한 맛과 향이 입에 감긴다. 어떤 음식이든 부수적인 양념을 섞지 않고 본연의 맛 그대로를 즐기는게 중요하다지만 진정한 미식가들이라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음식맛을 2∼3배로 업그레이드 해가며 먹는 법. 새콤한 초장에 찍어먹거나 삼겹살처럼 야채에 싸서 쌈장과 함께 먹기, 얇게 썰은 백무와 함께 먹는 법 등 여러가지다. 차려진 상차림을 주의깊게 살펴보니 보일듯말듯 자그마한 종지 안에 노르스름한 무언가가 담겨있다. ‘이게 뭘까…’하면서도 무심코 넘겨버린 이것은 다름아닌 마늘소스. 마늘로 무슨 소스를 만드나 싶지만, 그냥 넘어가서는 아니될 게 바로 이 것이다. 자체 개발했다는 이 마늘소스야말로 혼자서도 한 마리를 다 먹을 수 있도록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 마늘과 식초, 겨자, 설탕 등을 함께 넣어 만들었다는 마늘소스. 기억해 둘만 한 양념이다. 또 한가지. 이번엔 섞어먹는 재미다. 오향오리와 함께 갖은 야채가 한꺼번에 나오니, ‘보기에 좋으라고 함께나오나 보다’ 싶었던게 그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 상추에 오리고기를 얹고 가지런히 썰어진 오이와 단무지, 부추, 당근, 양파, 마늘장아찌 등을 하나씩 한꺼번에 넣고 입안에 넣었더니, 신선한 야채맛과 담백한 고기맛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게 아닌가. 예쁘게 썰어진 수육을 다 먹었다면 이제 직접 손을 이용해야 할 차례. 식사전 손 씻는 건 기본. 먹기좋도록 뼈부분이 은박지로 감싸져 있는 오리다리는 바비큐처럼 알맞게 익어 사이좋게 하나씩 뜯을 수 있도록 예쁘게 포장이 돼 있다.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과 계속먹어도 질리지 않아 한번 먹었던 손님들이 다시 찾아온 덕에 단골손님이 많다는게 주인의 자랑이다. 3명이 와서 먹을 수 있는 1마리가 2만5천원. 평일은 물론 휴일에는 오후 2시가 넘어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는 것도 ‘맛’ 기본에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 휴일 가족들의 외식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참숯구이도 즐겨찾는 요리. 예쁘게 썰어져 나온 오리를 참숯불에 올려놓고 왕소금을 뿌려가며 구워먹는 재미가 있다. 가족들과 함께 평소 못나눴던 대화도 도란도란 나누며 먹어도 좋겠다. 1마리에 1만9천원. 4인가족이 1마리 반을 시키면 부족함 없이 든든히 배를 채울 수 있다. 식사후에 제공되는 검정깨 죽도 별미. 오리뼈를 곤 물과 녹두, 검정깨 등을 넣어 만든 이 죽은 오리고기를 먹고 나면 커다란 뚝배기안에 한꺼번에 내어나온다. 인심좋은 식당주인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목. 묵은김장김치 하나면 혼자서 두 그릇도 뚝딱이다. 돈부와 찹쌀, 은행, 팥 등을 넣어 이 곳에서 직접 만든 약밥도 맛있다. 반찬으로 나오는 고추와 양파장아찌도 흔히 볼 수 없는 것들. 육고기의 비릿한 맛을 없애기 위해 양파를 장아찌로 만든 것은 여러번 봤지만, 고추장아찌는 생소한 음식. 소금을 포함한 여러가지 재료들에 1개월정도 절여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자세한 방법은 절대로 말해주지 않는다. 이 곳만의 별미라니 더이상 조를수도 없는 일. 장아찌지만 짜지않고 매운맛도 다 빠져 새콤달콤한 맛이 신기하기만 하다. 오리고기와 매치가 되니 개운한 맛이 그만이다. 4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과 주차공간도 마련돼 있다. 운영시간은 밤 10시30분까지. (문의, 676-5292, 5295) 글//이보람 기자 white4@kjtimes.co.kr 사진//기경범 기자 kgb@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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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2.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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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동 제석산 아래 운치있게 자리한 이 곳은 조낙현씨(53)와 위봉석씨(48)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숲속의 궁전’이다. 마침 어제(18일)가 식당이 생긴 지 딱 1년이 되는 돌이었다니 축하해줄 만한 일이다. 지난해 8월18일 문을 연 후 제대로 한번 쉬지도 못할 정도로 장사가 잘 됐던지라 첫 번째 맞는 가게 생일날 평소보다 더 바쁜 날이었지만 누구하나 군소리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근처 제석산 등산로와 구름다리 등이 있어 식사후 불러오는 배도 식힐겸 등산해도 좋다. 2순환도로와도 인접해 있어 화순이나 인근 교외에서도 나들이겸 가족들과 많이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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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2.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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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는 워낙에 힘이 쎌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어 아무나 잡을 수 있는 생선이 아니지만 최정곤씨는 능숙한 솜씨로 하루에도 수십마리의 하모를 요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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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2.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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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암지구에 위치한 참장어 요리의 명가 ‘나루터’. 신도심에다 주위에 아직 높다란 건물들이 들어서지 않아 한적할 뿐만 아니라 양쪽 벽이 모두 커다란 유리로 돼 있어 시원함까지 느낄 수 있다. 식당 문을 들어서기 전 현관 입구에 커다란 수족관이 놓여 있는데, 이 곳에 오늘의 주인공 ‘하모’가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앞으로 닥쳐올 운명(?)을 예감하지 못한채 힘차게, 그리고 우아하게 헤엄을 치며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하모’는 ‘물다’라는 뜻의 일본말로 우리나라에서는 갯장어라고 하며, 이 쪽 전라도 지역에서는 참장어로 통한다. 여름철이 주요 어획철인 하모는 비브리오 패혈증 걱정이 필요없을 뿐 아니라 양식이 안돼 모두 자연산이며 낚시로만 잡는다. 이 곳에서 사용하는 참장어도 매일 여수 대경도 앞바다에서 잡아온 싱싱한 장어들만이 상 위에 올라온다. 오늘의 소개 요리는 ‘하모 유비끼’. 유비끼는 익히 들은 바 있는 ‘샤브샤브’로 알면 된다. 샤브샤브는 팔팔 끓는 국물에 아주 얇게 썬 쇠고기를 살짝 익혀 새콤한 소스를 찍어 먹는 요리로, 장어같은 어류를 데쳐먹을 때는 ‘유비끼’라고 한다. 문제의 이 ‘하모 유비끼’는 쉽게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아니다. 하모의 힘이 어찌나 쎄고 날카로운 이빨 또한 무시무시해서 아무나 잡을 수 있는게 아니라고 한다. 자칫 한 눈을 팔았다간 수박 한덩어리도 꿀꺽 삼켜버릴 듯한 커다란 입에 팔이 물릴 수도 있다는게 이 곳 주인 최정곤씨(44)의 말이다. 하지만 살아있을 때 펄펄 날뛰던 장어들도 죽어서는 그 어느 생선보다도 부드러워 지는지, 바로 먹지 않으면 살이 녹아버린다나 어쩐다나…. 그래서 미리 잡아두지도 못하는 음식이 이 하모 요리다. 이 뿐 아니다. 1m가 족히 넘는 길다란 몸통 전체에 단단한 가시가 촘촘히 박혀 있어 1∼2㎜간격으로 다져주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을 정도. 이처럼 요리하기가 쉽지 않아 참장어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도 그리 많지 않다. 최씨의 억척스런 손놀림에 4∼5㎝ 크기로 포 떠진 하모가 준비됐다면 이번엔 육수 차례. 게르마늄 뚝배기에 하모뼈와 된장, 양파, 대추 등을 넣고 육수를 끓인다. 장시간 먹는 요리이기 때문에 수분의 증발을 막기 위해 은은하게 열이 올라오는 게르마늄 그릇을 쓰는지라, 육수 끓는데도 시간이 제법 걸린다. 하지만 이 정도 기다리는 인내심도 없다면 이 귀한 하모 요리를 먹을 자격이 없는게 아닐까. 육수가 끓는 동안 식탁 위에는 어느새 여러가지 반찬들이 올라와 있다. 일반 갓김치와는 다른 파란고추를 갈아 만든 이색 갓김치와 마요네즈를 섞어 놓은 곤약. 그리고 소스가 담긴 조그마한 그릇과 각종 야채, 부추, 양파 등등. 이 모두가 하모를 먹는 여러 방법들에 사용되는 부수적인 야채들이다. 육수가 다 끓으면 미리 준비된 하모를 한 조각 집어들고 육수안에 넣는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5초가 지난후 반드시 빼내야 한다는 것. 5초만 담궈도 포동포동 살이오른 듯 익혀진다. 첫 번째 익혀진 하모는 일단 소스에 한 번 찍어먹어 보자. 고소한 맛의 이 소스는 간장과 양파, 마늘, 생강, 설탕, 소금 등 갖은 양념을 넣고 만들어 달콤하면서도 짜지 않아 하모의 담백함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하모는 이번엔 양파와 함께 먹어보자. 양파는 잘게 썰지 않고 4등분 해서 그 중 한조각 위에 하모를 올리고 입안에 쏙 집어넣는다. 생양파의 달콤한 즙이 하모의 맛을 한층 돋궈줄 것이다. 상추와 배추, 깻잎 등과 함께 싸서 먹어도 좋다. 함께 올라온 부추는 하모와 마찬가지로 육수에 살짝 데쳐먹으면 되는데 부추 역시 스테미너 식품이라 하모와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한다. 하모 유비끼를 다 먹으면 서비스로 죽을 시식할 수 있는데, 데칠때 첨가되는 하모의 담백한 맛이 담긴 육수에 미리 준비된 쌀과 야채, 버섯 등을 넣고 끓이면 된다. 부드럽게 쑤어진 죽을 한입 한입 입안에 넣을때마다 고소함과 영양을 느낄 수 있는 진미중의 진미다. 지난 12월 문을 연 이후 단 하루도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미식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3∼4명이 충분이 먹을 수 있는 1㎏에 3만5천원. (문의, 682-0225, 5009) 글//이보람 기자 white4@kjtimes.co.kr 사진/신광호 기자 sgh@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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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2.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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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장어(하모)는 생김새도 포악하고 주둥이도 날카로와 강단이 있어 보인다. 생명력 또한 매우 강해 물 밖에서도 수분이 충분하며 장시간 생존이 가능하며 몸통을 절단하더라도 머리를 처들어 물려는 습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스테미너 음식으로 불리는 이 참장어는 머리를 맑게 해주고 체력 보강, 노화 방지, 정력 보강, 주독 해소, 만성간염·만성피로에도 뛰어난 약효가 있다. 각 나라별로 소개된 참장어를 알아본다. ◇한국 ▲자산어보-맛이 있고 정력에 좋다 ▲동의보감-성질이 고르고 독이 없으며 악창과 개창을 치료하며 뱀장어와 효력이 같다 ◇중국 ▲계신록-일명 신의 약이라 부르며 머리를 맑게 해준다 ◇일본 ▲만연집-허약제질과 원기회복에 좋다 ◇프랑스 ▲밤의 귀족 요리로 스테미너 향상에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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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2.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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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소쇄원에서 화순온천 방향으로 차를 타고 5분여 가다보면 ‘텃밭농원’을 만날 수 있다.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 이 곳은 식당이라기 보다는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에 자리잡은 ‘별장’이라고 표현해도 좋을 듯 하다. 음식점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마을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이 곳에는 동화 속에 나오는 듯한 아담하고 예쁜 건물이 대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넓은 마당에는 대추나무, 감나무, 매실나무와 갖가지 색깔의 채송화·들장미·야생화, 그리고 가지, 고추, 토란, 고구마, 호박 등의 야채들이 곳곳에서 자라고 있어 마치 시골 밭을 연상시킨다. 뿐만 아니라 마당 한쪽에는 태어난 지 보름된 아기 흑염소 두 마리가 어미염소와 한가로이 풀을 뜯어 먹으며 더운 열기를 식히고, 10여마리의 개들 역시 마음껏 뛰놀며 신선놀음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랑하고 싶은 건 마당 오른켠에 흐르는 시냇물. 계곡보다 작지만 그에 못지않은 운치를 느끼게 한다. 쉴새없이 흐르는 시냇물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크고작은 바윗돌. 나무그늘을 찾아 곳곳에 자리한 대나무 평상들. 보기만 해도 한 폭의 동양화를 떠올리게 하며 시원함을 전해준다. 신발을 벗고 평상에 올라앉아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와 ‘사락사락’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잎 소리를 듣고 있으면 누구라도 시 한수씩 읊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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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2.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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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농원의 주 메뉴는 기러기 백숙. 개업한 지 이제 한 달이 된 초보 식당이지만 안주인 박애선씨(46)가 지난 3∼4개월 동안 50여마리의 기러기를 희생(?)시켜가며 연구 끝에 얻어낸 것이 바로 ‘기러기 백숙’이다. 박씨가 음식을 소개하기 전 강조하는 것은 식당을 찾아오기 전 먼저 예약을 해달라는 것. 울타리 안에서 키우고 있는 기러기를 사냥(?)해서 털을 뽑고, 삶고, 뜸을 들이는데까지는 족히 2∼3시간은 걸리기 때문. 단체손님일 경우 커다란 솥단지에 삶게 되면 2배의 시간이 소요된단다. 잔털까지 말끔히 제거된 기러기를 솥안에 넣고 체내 혈액 순환을 개선해주는 강원도산 엄나무와 당귀, 인삼, 감초 , 대추 등 한약재를 함께 넣고 푹 삶아낸다. 울타리 안에서 사육을 하고 있지만 조류인지라 활동량이 많아 일반 닭을 삶을 때 보다 오랜시간을 두고 삶아야 부드러운 맛을 낼 수 있다. 삶아지는 동안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이번에는 갓 잡아 온기가 느껴지는 육회가 상 위에 올라온다. 가슴살 부위와 모래주머니가 나오는데 고추장 양념을 하거나 그냥 생살을 내오기도 한다. 소 육회보다는 부드럽고 닭 육회보다는 비리지 않는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모래주머니는 살얼음을 씹는 듯 사각사각한 맛이 기막히다. 시원한 맥주 한 컵에 육회를 먹다보면 드디어 본 메뉴인 기러기 백숙이 완성된다. 쉽게 닭 백숙을 생각하면 되겠지만 맛은 이보다 한 수 위. 대부분 근육살로 돼 있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생각보다 기름기가 없을 뿐만 아니라 구석구석 들어차 있는 살을 끄집어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지막으로 나오는 기러기 죽. 처음 한약재를 넣고 삶았던 육수에 찹쌀, 녹두, 검정쌀 등을 넣고 만든 죽은 찰지고 담백해 어린이들도 한그릇 뚝딱 해치울 맛이다. 울타리에서 사육하고 있는 기러기는 머스코비(muscovy)라는 식용조류로, 양기 회복과 건강에 좋은 음식이다. 중국의 여러 고전 의서와 동의보감에도 기러기 기름이 신경 및 근육마비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다른 육류와 달리 칼슘과(Ca)과 인(P)이 최소 8배에서 55배까지 많이 함유돼 있어 근골을 건강하게 하며 노약자나 환자의 회복식, 수험생의 건강식으로 필요하며 소량이지만 DHA도 함유되어 있어 활력을 찾고 싶은 부부, 한창 성장기 자녀에게 영양식, 보신식으로 권하는 음식이다. 가격은 1마리에 6∼7만원대.(문의, 061-382-3223) 글/이보람 기자 white4@kjtimes.co.kr 사진/기경범 기자 kgb@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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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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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와 지루한 장마로 입맛을 잃고 허약해지기 쉬운 7월. 몸 보신이 무엇보다 중요한 계절. 삼계탕도 좋고 육개장도 좋다지만 역시 보신탕만한 게 없다. 정말로 제대로 된(?) 보신탕을 먹고 싶으면 이곳을 찾아보자. 광주에서 나주 쪽으로 가다보면 남평 오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봉황면사무소 가는 방면으로 한참을 달리다 보면 도로 오른쪽에 ‘토정’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띈다. 넓은 자갈밭 한쪽에 100년된 월계수나무가 떡하니 서 있어 찾기가 여간 쉽다. ‘타다닥~ 타닥~’ 장작 타는 소리와 함께 뭉게뭉게 오르는 희뿌연 연기. 전형적인 고향마을을 생각나게 하는 정경들이다. 10여년 동안 계속해 온 전통답게 입소문이 나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는데 굳이 복날이 아니더라도 하루 평균 3∼4마리는 잡아야 한다. 초복이었던 지난 11일에는 마당까지 꽉 들어선 손님들로 17마리가 희생(?)됐다. 개고기는 다른 고기들과는 달리 미리 삶아서 냉장 보관을 해버리면 맛이 버린다고 해 매일 그 날 쓸 양을 즉석해서 요리한다. 그래서인지 미식가들은 도시를 벗어나 일부러 이 곳까지 찾아온다. 이 곳 ‘토정 보신탕’의 음식은 신금순씨(66)가 인천 계양산 밑에서 50년 동안 보신탕만을 전문으로 끓여온 고모할머니의 손맛을 물려받은 덕에 그 맛을 인정받고 있다. 보신탕을 만들기 위해서는 하루 전날부터 주인 최영경씨(42)와 어머니 신씨가 바쁜 손을 놀려야 한다. 전날밤 개를 잡는 작업을 한 후 다음날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4시간 동안 푹 삶아낸다. 그냥 삶는 것 같지만 여기에도 두 번의 작업을 거쳐야 한다. 처음 2시간은 육수를 넣고 삶아내고 나머지 2시간은 뼈와 함께 찌는 작업을 한다. ‘토정 보신탕’이 일반 보신탕집과 다른 점 중에 하나는 가스불을 쓰지않고 반드시 장작불에 고기를 삶는다는 것. 그래서 삶는 시간도 두 배 이상 걸린다. ‘토정표 보신탕’ 만드는 법은 이렇다. 먼저 커다란 솥에 10시간이 넘게 곤 육수를 넣고 여기에 뼈를 깐다. 기초 손질을 한 고기와 신씨가 집에서 직접 메주를 쑤어 담근 집된장, 양파, 고추씨기름 등 기본양념을 넣는다. 여기에 비린내를 제거해 주고 소독에 효과적인 밀가루도 한 스푼. 추가로 개 기름기를 제거해주는 비밀 양념을 두 가지 더 넣고 푹 삶아준다. 외부로 유출시킬 수 없다는 비밀의 이 추가양념은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수 있는 혈흔을 완전히 제거해 준다. 이렇게 해서 팔팔 끓이면 맛있는 보신탕이 완성. 그야말로 옛 전통방식을 그대로 이용한 것이다. ‘수육’은 연하고 보드라운 육질이 고소한 맛으로 그대로 살아나고, ‘탕’은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맛에 입에 넣는 순간 넘치는 힘을 주체못할 정도라 한다. 수육 역시 아무 부위나 사용하지 않고 뱃살과 갈비살, 목살 등을 따로 분리한다. 이들 주 메뉴와 함께 상위에 올려지는 반찬은 달랑 5가지뿐. 묵은김치와 깍두기, 들깨가루, 풋고추와 된장. 그렇지만 어느 손님하나 불평 한마디 하는 사람이 없다. 입맛에 꼭 맞는 보신탕과 수육만 있으면 다른 밑반찬은 필요가 없다는 뜻일게다. 보양탕 한그릇에 6천원. 수육은 大 3만원, 中 2만원이다. 탕과 수육을 같이 먹을 수 있는 토정정식은 1인분에 1만원이다. 글/이보람 기자 white4@kjtimes.co.kr 사진/신광호 기자 sgh@kjtimes.co.kr
맛집 멋집
남도일보
2002.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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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동에 위치한 한식전문 ‘정자골’. 이곳의 자랑거리는 수십가지의 양념으로 재운 소양념갈비와 정통 평양 물냉면·함흥 비빔냉면이다. 입에서 살살녹는 소갈비의 맛과 뼈속까지 시원하게 하는 냉면 육수. 보기만 해도 군침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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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2.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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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하나를 만들더라도 정성으로 만들겠다는 사명감 아래 식당을 운영해 오고 있는 곳이 있다. 소갈비와 냉면을 전문으로 하는 봉선동 ‘정자골’. 한식점이지만 한식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주인 김종관씨(44)와 안주인 이미정씨(43)는 새로운 음식들이 나오면 이들과 접목 시킨다는 ‘열린 마음’으로 운영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주 메뉴는 한식으로 하되 부수적으로 나오는 모든 음식은 퓨전식으로 한다’는 게 정자골의 맛을 이어가는 이들 만의 방식. 이들 부부는 그들만의 대표음식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매년 2∼3차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맛있다고 소문이 난 집은 빠짐없이 찾아다닌다. 그 곳들의 음식을 직접 맛보며 자신들만의 음식 노하우를 찾아내는 것. ‘새로운 맛을 찾아내 본 음식과 접목시킨다’는 이들의 운영방식에 딱 들어맞는 행동실천이다. 이러한 노력과 자부심으로 식당을 운영한 탓일까. 이곳은 지난해 11월 광주시가 선정한 ‘음식 명가’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의 엄정한 심사 끝에 선정된 음식 명가로, 한식을 비롯한 일식, 중식, 양식을 모두 포함해 18곳의 식당만이 선정됐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는 단연 맛을 인정받은 셈이다. 맛은 ‘입소문’이 최고라고 했다. “어디 어디가 맛 있더라”고 입소문이 났다면 이 집은 한번 가볼만한 가치가 있다. ‘정자골’의 대표음식은 소 양념갈비와 냉면이다. 배와 양파, 마늘, 생강 등의 기본양념에 ‘정자골’만의 독특한 비밀양념 등을 포함한 20가지의 각종 재료를 48시간동안 재워둔 양념을 사용한 소양념갈비. 잠깐, 여기서 안주인이 강조한 포인트 한가지. ‘정자골’에서는 고객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차원에서 천연양념만을 사용한다는 것. 일반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미향 같은 것은 일체 쓰지 않는다. 이같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 14명의 많은 직원이 있지만 양념갈비의 양념은 반드시 안주인 이씨가 직접 제조한다. 여름철 미식가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냉면. 여기서도 다시한번 ‘정자골’의 사랑이 가득담긴 정성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평양식 물냉면과 함흥식 비빔냉면을 자랑거리로 내놓는 이 식당에서는 면사리도 각각 따로 쓴다. 고구마전분을 이용해 반죽하는 비빔냉면 사리와 메밀가루로 뽑아내는 물냉면 사리. 특히 주방장이 매일 손반죽으로 이들 면발을 뽑기 때문에 그 맛은 자타가 인정한다. g수까지 정확하게 재서 넣는 양념덕에 담백하고 고소한데다 한약재 비슷한 독특한 맛의 육수는 뼈속 깊이까지 시원할 정도다. 색깔은 새빨갛지만 손님들의 입에 자극적이지 않도록 맵지않게 특별제조한 비빔냉면 맛도 쫄깃쫄깃 일품이다. 평소 냉면을 싫어하던 사람도 이곳 냉면맛을 한번 알게되면 냉면 매니아가 될 정도. ‘정자골’에서 제공하는 스끼다시도 별미다. 먼저 본 음식이 나오기전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 제공하는 검은 깨죽. 겨울에는 깨죽 대신 강남콩 스프나 감자·양송이·옥수수 스프 등 여러가지 스프를 내주기도 한다. 드레싱을 얹은 새우튀김도 맛있다. 바삭바삭한 새우튀김에 이씨가 직접 개발해 만든 딸기 야구르트 소스를 얹은 이 음식도 이곳의 특별메뉴다. 아쉽지만 냉면만을 먹으러 온 손님들은 맛볼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소 양념갈비를 먹을 경우 나오는 양념 생오징어. 갖은 야채를 섞은 중국 굴소스의 양념에 절인 오징어를 숯불에 구워먹는 것도 색다른 맛이다. 소 양념갈비는 1인분에 1만2천원. 물냉면과 비빔냉면은 각 5천원. (문의전화 673-7003) 글//이보람 기자 white4@kjtimes.co.kr 사진/신광호 기자 sgh@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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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2.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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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구청 가는 도로변에 위치한 봉선동 ‘정자골’. 팔각정 모양의 외관부터 눈길을 끈다. 정자 아래서 편하게 음식도 먹고 쉬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자골 내부 인테리어는 전형적인 전통한옥에 현대식 분위기를 가미한 스타일. 지하와 지상 2층까지 3층 전체를 식당으로 쓰고 있으며 밖에 훤히 내다보이며 대형 유리창과 원목 마루바닥, 창호지를 바른 옛날식 문짝 등은 이곳을 찾는 도시인들에게 시원하고 편한 느낌을 준다. 2층 한가운데 자리한 조경과 식당 밖의 나무판자식 계단, 주위의 자그마한 화단들 모두 안주인 이미정씨가 손수 정성스레 가꾼 작품들이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며, 50여대의 차량을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공간도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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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람 기자 white4@kjtimes.co.kr
2002.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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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의 향기가 가득한 해물탕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 광주 쌍촌동 ‘해물하우스’. 외부 건물만 보더라도 동해의 방대함이 느껴질 정도의 대형 식당이다. 건물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다의 왕자들인 해산물. 거대한 수족관에 무리지어 있는 어른 머리 크기만한 킹크랩(왕게)과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물릴듯한 왕다리 영덕게, 바닷가재 등이 싱싱 그 자체다. 이들 해물들은 모두 산지에서 직접 가지고 온 것들. 동해안 영덕게와 바닷가재, 여수와 목포 등 남해에서 잡아온 낙지와 꽃게, 오징어 등은 보기만 해도 그곳의 향을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꽃게통찜과 영덕대게찜, 해물모듬샤브샤브 등 이곳에서는 모두 25가지의 요리를 소화해 낼 수 있을 정도로 요리에 자신만만이다. 오늘의 요리는 손님들이 즐겨찾는다는 해물탕. 해물탕은 해산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국물맛이 더 일품이다. 맛있는 육수를 만드는데 중요한 것은 해물의 신선도라 할 수 있는데, 이곳 해물하우스의 해산물들은 산지에서 직접 가져오기 때문에 이에대한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을 듯 싶다. 이곳에서는 해물탕에 들어가는 해산물 외에도 꽃게다리와 조개류를 추가로 조리해 육수맛을 낸다. 익으면서 녹아나오는 해물의 엑기스 외에 또다른 해물육수가 추가되는게 포인트. 국물 맛의 또 다른 비결은 주방장의 양념장인데 자신맛의 독특한 비법을 외부에 알릴 수 없다는 게 주방장의 고집이다. 알맞은 크기의 냄비에 준비된 육수를 넣은 후 가게안의 준비된 모든 해산물을 차례차례 올려놓는다. 새빨간 바닷가재와 낙지, 꽃게, 대합, 대하, 소라, 조개, 홍합살, 오징어, 명란, 고니, 우렁, 가리비살, 가이바시, 오징어알, 히라, 조갯살, 비단바지락, 조개눈, 미더덕 등 29가지의 해물이 총 집합된다. 여기에 콩나물과 미나리 등 기본야채에 각종 보조양념을 넣고 끓이면 ‘해물하우스표’ 해물탕 완성. 큼지막한 냄비에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이 가득 담긴 싱싱한 해물.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해산물이 완전히 익혀질때까지의 지루한 시간을 위해 해물하우스가 준비한 스끼다시는 바로 해물샤브샤브. 전국 어디를 찾아가봐도 스끼다시에 해물샤브샤브가 나오는 곳은 이 곳 밖에 없다는 게 주인 강미건씨(40)의 자랑거리다. 이 해물 샤브샤브는 보글보글 끓는 육수에 깔끔하게 손질된 오징어와 껍질을 벗긴 새우속살, 가이바시, 꼬막, 버섯, 시금치 등을 넣어살짝 데쳐먹는다. 해물샤브샤브로 맛보기가 끝났다면 메인 음식인 해물탕 차례. 살짝 데쳐진 야채를 먼저 먹고 국물은 절반 정도로 줄었을때 먹는다. 마지막으로 꽃, 소라 등 다양한 해물을 즐기면 된다. 4∼5명이 먹을 수 있는 대(大)크기가 4만5천원, 2∼3명이 먹을 수 있는 중(中)크기는 3만5천원이다. 글//이보람 기자 white4@kjtimes.co.kr 사진/신광호 기자 sgh@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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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2.06.0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