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산업재해 예방 대책 수립, 준비하는가

형광석(목포과학대 교수)
 

지난 7월 4일 이후 거의 매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누리집의 ‘자료마당’에 들어간다. <사망사고 속보>를 확인한다. 속보가 올라오지 않는 날은 드물다.

속보를 일주일(일~토) 단위로 8월 21일까지 7번 정리해봤다. 그 중 작업현장에서 목숨을 빼앗긴 노동자가 10명 미만인 일주일은 두 번뿐이었다. 7월 첫 번째 주와 세 번째 주는 각각 12명, 11명이, 8월 들어 3주 동안 각각 13명, 10명, 10명이 작업현장에서 집으로 퇴근하지 못했다. 또한, 7월 23일에는 무려 5명의 노동자가 작업현장에서 하늘로 보내졌다. 4명이 보내진 날도 4번(7월 9일, 8월 7일, 11일, 13일)이다.

<사망사고 속보>는 말하는 듯하다. ‘작업 현장에 가면 목숨을 걸라’.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은 현장 노동자에게 가하는 그러한 묵시적 강제를 언제까지 바라봐야 하는가. 사망사고 정황에 나타난 재해 노동자의 욕구는 대체로 생계유지이다. 말하자면, 그들은 탐욕이나 성냄은 꿈도 꾸지 못하는 말이다.

지난해 5월 고용노동부는 ‘제5차 산재예방 5개년 계획’(‘20년∼’24년)을 발표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현장 작동성을 높이고, 사업장별 안전보건 격차의 완화 등을 통해 2022년까지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편 ‘제4차 산재예방 5개년 계획’(‘15년∼’19년)은 위험의 외주화 방지, 안전·보건 책임주체의 역할 명확화, 중대재해의 예방 등에 중점에 뒀다. 그런데도 OECD 선진국보다 ‘산재사망 만인율’은 높다. 만인율은 연간 근로자 1만명당 발생하는 업무상 사고 사망자 수의 비율이다.

산업안전보건법에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한 조항(제4조의 2, 제4조의 3)이 올해 5월 18일에 신설됐고, 그 시행일은 올해 11월 19일이다. 그 이전에는 정부의 책무를 규정(제4조)했을 뿐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는 없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에 관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제4조(정부의 책무) ① 정부는 이 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책무를 진다. <개정 2020.5.26.>

제4조의2(지방자치단체의 책무) 지방자치단체는 제4조 제1항에 따른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조하고, 관할 지역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ㆍ시행하여야 한다. / [본조신설 2021.5.18.] [시행일: 2021.11.19.]

제4조의3(지방자치단체의 산업재해 예방 활동 등) 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관할 지역 내에서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하여 자체 계획의 수립, 교육, 홍보 및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장 지도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 ② 정부는 제1항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의 산업재해 예방 활동에 필요한 행정적ㆍ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 / ③ 제1항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 활동에 필요한 사항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할 수 있다. / [본조신설 2021.5.18.] [시행일: 2021.11.19.]

광주·전남의 일터는 안전해야 한다. 시·군·구에 거주하는 주민이 삶을 영위하는 터전은 탄탄하고 건강해야 한다. 이러한 당위성은 아무도 부정하지 않으리라..

광주·전남의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기초지방자치단체는 대체로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지역’을 만들려고 꽤 많은 자원을 투입해왔다. 적어도 각 지역에서 투자유치는 정책의 우선순위가 높은 일이다.

한편,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의 형성과 유지에 어느 정도의 정책역량이 투입되는지는 의문이다. 광주·전남지역으로 장래 전망이 밝은 기업이 유치된다고 해도 봉착하는 어려움은 인력 확보난이다. 이는 노동력의 재생산과 유지에 필요한 광주·전남의 기반이 탄탄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광주·전남의 광역과 기초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에게 호소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의무로 규정한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이행할 준비에 하루빨리 착수하시라. 산업재해 예방 대책을 수립하고, 산업재해 예방 활동에 필요한 조례를 제정하고 시행하시라. 그 책무의 시행일은 올해 11월 1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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