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진소방(중국 사천대학 졸업)

그림 진소방(중국 사천대학 졸업)

천양현이 나졸들에게 끌려가면서 소리쳤다.

“허흠! 그래! 그 말이 참말이렷다! 그럼, 저 남구용이를 붙잡아 형틀에 묶어라!”

정사또가 나졸들에게 명령했다.

“아이고! 아닙니다요! 사또 나리! 사실은 저 천양현이가 제일 먼저 지게 짐을 발견하고는 그 안에 무엇이 있나 살펴보더니 그걸 짊어지고 도망가자 했습니다요!”

남구용이 사납게 두 손을 가로로 휘저으면서 소리쳤다.

“허허! 이런 나만 혼자 살자고 발버둥 치는 기회주의자 놈들! 사령은 듣거라!”

남구용의 말을 들은 정사또가 형틀 옆에서 긴 칼을 차고 지켜보고 서 있는 사령을 불렀다.

“예! 사또 나리!”

검은 턱수염에 콧수염이 더부룩하게 자란 눈이 부리부리한 사령이 크게 소리쳐 대답했다.

“이 길로 당장 관아 밖 장의사(葬儀社)에 가서 관(棺) 셋을 맞추어 들고 오너라! 본 사또가 처리하지 못할 도무지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서는 아니 될 추저분한 인종들이 있으니 오늘 그놈들을 모두 죽여 염라국(閻邏國)으로 보내리라! 염라대왕(閻羅大王)께서 친히 저놈들을 벌하게 하리라!”

정사또가 눈을 부라려 뜨고 호령했다.

“예! 사또 나리! 분부 받들겠습니다!”

긴 칼을 찬 사령이 병졸들을 데리고 부리나케 밖으로 달려나갔다.

“여봐라! 나졸은 듣거라! 남구용과 천양현을 인정사정 보아주지 말고 곤장 스물을 치라!”

정사또가 천양현과 남구용을 노려보며 명령했다.

“아! 아이고 사또 나리! 저는 아닙니다요! 아! 아이구! 나 죽네! 나 죽어!”

천양현과 남구용이 동시에 소리를 질러댔다.

나졸들이 천양현을 형틀에 묶고 엉덩이 깨를 발가벗기더니 곤장 스물을 연속해서 퍼부어 때렸다. 엉덩이에 벌겋게 스무대의 곤장을 맞은 천양현이 흙바닥에 나뒹굴며 날 선 비명을 질러댔다. 다음은 남구용 차례였다. ‘나는 아니다!’고 소리치며 길길이 날뛰며 발버둥 쳐본들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남구용 또한 스무 대의 곤장이 엉덩이로 우박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 사이 관(棺) 셋을 구하러 관아 밖으로 나간 사령이 부하들과 함께 관을 매고 들어왔다.

“이방은 종이에 저들의 이름을 적어 각자 관 위에 붙여라!”

정사또가 이방에게 말했다.

“예이! 사또 나리!”

이방이 지필묵을 가져와 김영필, 천양현, 남구용의 이름을 적어 관 위에 각각 붙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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