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지나는 사람없어 판매 급감
선풍기 하나 없이 연신 부채질만
“기온 내려가는 저녁엔 손님 오겠지”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진 4일,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노점 모습. /이서영 기자

4일 찌는 듯한 폭염에도 광주시 북구 운암동 일부 거리에는 어김없이 노점이 차려졌다. 숨쉬기조차 힘든 무더운 날씨에 노점상들은 무기력한 채 연신 부채를 부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냉방 시설이 없는 뙤약볕 아래서 장사하는 노점상인들은 여름나기가 더욱 힘들어 지고 있다. 폭염 아래 선풍기 하나 없이 길에서 장사하는 것도 고생이지만 무더위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겨 수입이 평소의 절반수준도 못미쳐 생계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름휴가는 커녕 한시간이라도 더 오래 물건을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연일 이어진 비도 노점상들의 여름나기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장사를 못하는 날이 늘기 때문이다.

야채를 파는 강모(80·여)씨는 이날 오전 8시께 장사에 나섰다. 노점장사를 하는 그에게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아침 일찍 좌판을 펼친 강씨의 얼굴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하지만 오전 내내 감자 한 봉지와 오이 두 봉지만 팔았다. 박스 위 보기좋게 쌓아올려진 채소와 야채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강씨는 주머니에서 소금을 담은 비닐봉지를 꺼내 보였다. 강씨는 “우리같이 나이 많이 먹은 사람은 폭염에 쓰러질 수 있어 소금을 들고 다닌다”며 “더우면 물을 마셔도 되지만 화장실을 자주 갈 수 없으니 어지러울 때 소금을 조금씩 먹는다”고 말했다.

강씨 옆에서 수산물을 판매하는 안모(60)씨는 얼음 갈기에 여념이 없었다. 줄지어 늘어선 진열대 아래 박스에는 녹아버린 얼음물이 출렁거렸다. 뜨거운 열기에 길을 지나는 손님도 줄어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고 한다. 게다가 얼음 녹는 속도도 빨라져 판매량이 적으면 되레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안씨는 “날씨가 이렇게 무더운데 누가 길거리를 지나 가겠느냐”며 “저녁까지 다 팔아야 하는데 해가 지면 손님이 좀 오지 않겠느냐”고 희망을 내비췄다.

떡볶이, 튀김 등을 조리해 판매하는 노점상들은 더 고역이다. 구입해가는 손님이 생기기는 커녕 오히려 불판에서 나오는 열기 탓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빠른 걸음으로 노점앞을 지나쳤다.

반면 추석 명절을 앞두고 각종 행사를 벌이는 대형마트에는 끊임없이 몰려든 손님들로 북적였다. 무더위에 속수무책인 노점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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