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생각한 순수 예고와 달라 불가피한 선택”
“공립 예고서 사립학교로 전학 이유 생각해 봐야”

한국창의예술고등학교 정문/장봉현 기자

A(18)양은 지금 수도권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활발한 방송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고향인 전남에 있는 한국창의예술고에 다녔던 A양은 자신의 적성과 특기를 제대로 살리고 싶어 수도권의 일반고교로 전학한 것이다.

A양의 부모는 “레슨과 오디션 때문에 학교 수업을 빼먹을 일이 많았는데, 특수목적고인 예술고인데도 학교에서 충분한 배려를 해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전학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창의예술고 개교와 함께 입학한 B군도 지난해 2학년을 마치고 학교를 자퇴했다. B군은 천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우수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B군은 연습시간이 부족하다며 학교 측에 지속적으로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자퇴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문화예술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한 광양의 한국창의예술고가 개교한지 2년 6개월 만에 30명의 학생들이 자퇴 또는 전학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예술고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창의예술고에 따르면 2020년 3월 개교한 이 학교에서 지금까지 자퇴 또는 전학을 간 학생은 모두 30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자퇴는 10명, 다른 학교로 전출 학생은 20명이다.

연도별, 학과별로는 개교 첫해인 2020학년도에 창의음악과 학생 7명이 자퇴했고 1명이 전출했다.

2021학년도는 무려 14명이 자퇴 또는 다른 학교로 전출했다. 창의음악과 학생 5명이 전출, 2명이 자퇴했으며 창의미술과 학생 7명이 다른 학교로 전출했다. 이 기간 전입 학생은 음악과 2명이다.

2022학년도는 1학기를 마쳤을 뿐인데도 모두 15명의 학생 이동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학기 다른 학교를 전출을 간 학생은 7명, 자퇴 1명, 전입이 7명이다.

특수목적고의 자퇴율 등이 일반계 고등학교보다 더 높고, 자퇴·전출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상적인 수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더욱이 다른 학교로 떠난 학생들 중 상당수는 특출 난 재능을 지니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창의예술고에서 전출 또는 자퇴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다른 대안이 없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 시설미비 등으로 인한 연습부족과 교육환경, 레슨, 오디션 등 예술 특기생들의 특수성을 학교 측에서 충분히 배려하지 않았다며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신입생 모집 당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과 교류를 통해 차별화된 교육, 최상의 장비로 최고의 교육을 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교육 개선 요구에 교장이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등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자퇴 학생의 학부모는 “아이가 자신이 생각했던 순수예고가 아니라는 판단에 자퇴를 한다고 해서 교장을 찾아 붙잡아 달라고 요구했는데 돌아온 답변은 ‘밖에서 공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학원에서 배우는 게 더 빠르다’고 했다”며 “수차례 교육환경 개선 등을 요구한 상황에서 교장의 이런 답변에 공교육의 역할이 있는데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곧바로 자퇴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2학년 일부 학생들이 올해 3월 전남예고 등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는데, 당당히 공립 예술고에 들어간 학생들이 사립예술고로 전학을 가게 된 이유가 뭔지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12월에는 2022학년도 학과개편을 두고 학생들이 이에 반발하는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창의예술고 교장은 “신설 학교다보니 제대로 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한 부분도 있고, 부모와 멀리 떨어져서 기숙사 생활에 따른 부적응, 코로나19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며 “학생들이 다양한 이유와 생각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예술계 특수목적고로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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