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 동물원에서 반려 토끼를 받은 적이 있다. 그 때의 한 풍경이다. 아빠는 조심스레 품안에서 커다란 토끼를 꺼냈다. 전화를 받았을 때만 해도 이런 줄 몰랐다. 대개는 그냥 미니 토끼인 줄 알고 펫샵에서 사서 아파트 베란다의 철창 토끼장에서 키우다가 토끼장을 가득 메울 만큼 큰 토끼가 돼버리면 여기저기 찾다가 동물원에 전화하고 주로 엄마들이 케이지채 가져왔다.그리고 약간 서운한 듯 하며 획 놔두고 그냥 쌩 가버렸다. 사실 그러면 우리도 편하고 그들도 편했을 것이다. 여기서 그런 토끼들의 운명은 그냥 다른 토끼들과
“꼭 한번 가보고 싶다”KBS 2TV, 다큐 3일의 반응이 뜨겁다. 경향 각지에서 고려인마을 탐방문의가 이어진다. KBS 다큐 3일은 2021년 11월22~24일까지 72시간의 기록이다. 고려인 동포들의 고단하지만 희망찬 일상이 잔잔하게 소개된다.광주고려인마을 대표, 신조야(여·64)씨는 월곡동에 고려인 마을이 조성된 과정을 들려준다. 고려인들과 함께 신나게 김장을 담그며, 강제이주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사는 장면이 소개된다.카메라는 마을 골목길 누추한 모습의 한 사람을 비춘다. 고려인 시인, 김블라드미르(남·
2022년, 임인(壬寅)년 ‘검은 호랑이’ 새해가 시작되었다. 호랑이는 육식 동물로서 몸집이 크고 날렵하며 용맹스러워 동물 세계에서 왕이며 무서운 동물이다. 새로운 해인 임인년에는 ‘검은호랑이’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몰아내고 평온하고 건강한 새 기운을 듬뿍 받으며 호랑이처럼 힘차게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올해는 코로나 감염 때문에 해마다 하는 타종행사를 하지 않았고, 새해 일출을 보려고 가는 것도 규제했다. 새해는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간적 변화를 말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새로운 마음으로 우리에게 꿈과 소망과 계획과 다짐을
2022년 여름 어느 날, 우리는 사람과 똑같은 표정과 움직임, 목소리를 한 AI 앵커가 진행하는 저녁 9시 뉴스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2022년 FIFA 카타르 월드컵이 시작되면 TV를 통해 IBM 왓슨이 적용된 폭스스포츠의 플레이어 스포트라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선수들의 활동량·폐활량·볼 점유율·패스 성공률 등의 데이터와 함께 월드컵 경기를 직접 관람하듯이 실감나게 시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이러한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은 지금 ‘AI+콘텐츠 융합’에 열을 올리고 있다. AI 가상인간 ‘은하’를 비롯한
아기 예수님께서 인류에게 사랑과 축복을 전하러 오신 날 광주에 선물처럼 하얀 눈이 내렸다. 광주광역시청 잔디광장에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와 장식조명들이 각각의 아름다운 빛을 내면서 축제분위기를 만들었고, 오랜만의 화이트크리스마스를 맞아 시민들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소중한 순간을 사진 속에 남기며 작은 축제를 만끽했다.크리스마스에 내리는 눈만큼이나 우리들 마음에 작은 위로와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 주변 이웃들의 따뜻한 사연들이 아닐까 싶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기부를 통해 나 스스로가 위로와 위안을 받는다고 말한다. 한 평생 폐지를 모아
정부의 섣부른 판단 ‘방역패스’강수현(한남대학교 재학)2020년 2월 우리는 생소한 바이러스에 잠식당했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전염병에 걸려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마스크에 의존하며 지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것이 변한 지금, 각국의 나라는 백신을 개발하여 접종을 시작하고 코로나에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 영국 등 다른 나라들은 마스크 없는 생활을 되찾았다. 모두 초기 방역을 확실히 하고 백신 접종률이 우수한 나라들이다. 이 나라들을 따라가기 위해 우리나라는 백신의 의무접종을 위해 백신 패스,
안전수칙을 실천하는 오늘이 만드는 안전한 내일김효종(안전보건공단 광주광역본부 과장)‘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하루하루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요즘 시대에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 문장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있는데,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고사망’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동안 광주광역본부 관할지역(광주 및 전남 일부) 일터에서 발생한 사고사망자는 총 361명으로 매년 증감을 반복하며 꾸준히 발생해왔다. 평균을 내보면 매년 36명, 매월 3명이 출근했다가 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이다.사고사망 사례를
어릴 적 친구들과 한 놀이를 모티브로 한 ‘오징어 게임’드라마가 인기다. 출연자 각자의 애환과 서사가 잘 나타난 것이 세계인의 공감을 얻은 것이 아닌가 싶다. 감독은 오징어 게임이 루저(loser) 들의 이야기라 했지만, 주인공이 승부를 위해 게임에 집착하기보다 무언가 함께 해 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승자독식 구도지만 곳곳에 협업하는 과정이 없었다면 스릴러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고, 드라마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협업이라는 키워드를 지금 담당하고 있는 지역관광 활성화 업무와 견주어 얘기해 보려 한다.저성장시대에 혁신성장의 모멘텀
코로나19가 출현한지도 벌써 2년이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감염에 대한 불안과 무거운 사회분위기, 거리두기로 인해 겪는 우울감과 불안감 등이 코로나 블루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다. 이러한 코로나19 장기화는 글로벌 의료체계를 빠르게 디지털 형식으로 변모시킬 것이다. 그 대표적인 분야는 정신건강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선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디지털 치료제란 장애와 질병의 예방·관리·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앱·게임·VR 등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말한다. 질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단어는 익숙한 일상 용어이자 우리의 최고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영업시간과 모임인원 제한 등이 변경됨에 따라 작게는 누군가의 생활패턴이 변경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는 생계가 달려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우리는 건강과 안전을 지켜내고 있는데, 한 가지 더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우리 일터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이다.2020년 산업재해통계에 따르면 전국 산업현장에서 일하다가 다친 노동자는 9만2천383명이고, 이 중 무려 8
지난 11월 30일 광주 이스포츠경기장(조선대 해오름관)에서는 매우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e스포츠 관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광주의 e스포츠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보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날 ‘대한민국 이스포츠포럼’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광주가 e스포츠 중심도시로써 필요한 인프라는 충분히 갖춰져 있다며 이제는 무엇을 담을 것인가 즉 콘텐츠에 집중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그렇다. 광주의 e스포츠 제반 시설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2020년 개관한 광주이스포츠경기장은 주
내수면어업은 민물에서 하는 강, 댐, 천, 저수지(민물)에서 하는 어업행위를 말한다. 내수면 생산물은 국내 수산물 전체 생산량은 1%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국토의 물줄기를 따라서 내수면 어업과 관련 없는 지자체가 없을 정도이다. 내수면 양식업은 정부의 ‘내수면어업개발촉진법’이 제정돼 1990년대 중반까지 고성장을 이뤄왔으나 90년대 이후 ‘맑은 물 공급정책’으로 내수면 양식은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에 내수면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사항을 제언하고자 한다.첫 번째는 경쟁력 있는 내수면 품종을 육성하고 첨단양식기술을 접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197개국이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한 과학과 시급성, 적응, 감축, 재원 등 8개 분야에서 세계 각국의 행동을 촉구하는 글래스고 기후 협약(Glasgow Climate Pact)을 채택하였다. 이 협약에서는 첫 번째 항으로 과학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강조하고 있다.현재 지구 평균기온은 이미 산업화 이전(1850년~1900년) 대비 1.09도 상승했고, 지구온난화의 속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4년
‘까치 뱃바닥 같은 소리 한다’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까치의 온몸은 새카맣지만 배 부분은 눈처럼 희어서 금방 눈에 띈다. 그래서 이중적이거나 속이 환히 보이는 처세를 하거나, 언젠가는 드러날 뻔한 일에 능청을 떠는 경우를 일컬어서 하는 말이다.사람들은 정도는 다르지만 나름대로 자기모순을 가지고 살아간다. 겉으로는 성인군자인 척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저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적당주의와 자기합리화에 기대며 살아간다. 이러한 자기모순을 스스로 대하는 태도에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첫 번째는 자기모순을 반드시 극복해야 할 전략적인
세계 주요 도시는 현재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대중교통과 녹색교통인 자전거, 도보 등의 이동 강화 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미국 뉴욕시는 2019년 ‘OneNYC 2050’을 통해서 기후 변화를 주도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제한하기 위해서 1인당 자동차 주행거리를 2050년까지 현재의 절반 이상 줄이고, 도보와 자전거, 소규모 이동수단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하였다. 프랑스 파리시도 ‘파리 15분 도시’를 발표하면서 2개 차로 중 1개 차로를 ‘자전거 전용도로’로 지정하고 파리 중심부 노변 자동차 주차장
첫눈이 내린다는 24절기 중 스무 번째인 소설을 지나 쌀쌀함이 피부로 느껴지는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시간의 흐름에 따라 얼마 전까지 황금빛으로 물들었던 농촌 들녘도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 땅을 다 드러내고 황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촌은 이렇듯 계절에 따라 다른 풍경을 보여주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한다.그러나 변하는 것은 풍경뿐만이 아니다. 농산어촌에서도 트렌드와 환경변화에 맞춰 여러 부분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농산어촌 변화의 모습 중 첫 번째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다. 지난 9월 말 공표된 농림어업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가을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단풍을 뒤로 하고, 겨울 앞에 다가선 이맘때쯤이면 우리 소방에서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다른 계절보다 더욱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소방에서는 화재발생 위험이 높아 매년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하고, 다음 해 2월까지는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화재로부터 생명을 지키기 위해 ‘소방차 길 터주기’는 우리가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자세라고 볼 수 있다.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소방차 길 터주기’는 화재·구조·구급현장으로 소방차가 출동하여 5분 이내에 신속한
5ㆍ18기념공연 ‘애꾸눈광대’ 연극 ‘그날의 약속’ 마지막 공연 바로 전에 전두환 씨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분노, 허탈, 안타까움 등 우리 5월가족은 유골도 찿지 못하고, 41년을 슬픔과 분노와 눈물 속에서 보내고 있는데, 그 양반(?)은 사과 한 마디 남기지 않고 뻔뻔스럽고 편하게 떠났다고 생각하니 분통이 터지고 억울했다. 더 큰 충격은 이광영 선생의 의형제인 상원으로부터 전해들은 이 선생의 비보였다.이광영 선생은 승가대학을 졸업하고, 광주 증심사 소속 암자에서 수도생활을 하던 중,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다가 시내에 나갔다
[독자투고]아동학대, 적극적인 신고와 관심이 필요하다임승재(나주경찰서 경사)임승재 나주경찰서 경사지난 11월 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었다. 이는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지난 2014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신설된 이후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아동인구의 지속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아동학대 의심 및 신고접수 사례, 아동학대 피해 아동 발견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의 전반적인 인식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주변에서 끔찍...
로고테라피를 소개하는 글을 쓴 김미라 박사의 ‘당신의 삶은 충분히 의미 있다’라는 책은 독일계 유대인 철학자이며 정치사상가인 한나 아렌트 박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참관하고 저술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통해 한나 아렌트 박사는 ‘악의 평범성’에 관해 말한다. 악이란 어떤 특정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처지를 공감할 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비롯되는 아주 평범한 것이라고 말이다. 악이란 뿔 달린 악마처럼 별스럽고 괴이한 사람이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