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1주기 추모제에서 광주학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지명수배 시국사범을 숨겨줬다가 군사재판에 넘겨져 유죄 판결을 받았던 시민(당시 대학생)이 41년 만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3단독 이지영 부장판사는 계엄법 위반,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범인 은닉 혐의로 전교사계엄보통군법회의에 넘겨져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조모(61)씨에 대한 재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5·18 추모식에서 민중가요를 제창하고, 계엄법 위반 혐의로 도피 중이던 유모씨를 숨겨 준 조씨의 행위는 헌법의 수호자인 국민으로서 1979년 12·12와 1980년 5·18을 전후해 전두환 등이 자행한 헌정 질서 파괴 범행에 저항했다.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와 국민의 기본권을 내용으로 하는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한 정당 행위를 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조씨는 전남대에 재학 중이던 1981년 5월 1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광주 북구 망월동 시립공동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1주기 추모제에 참여, 유가족 등 300여명과 함께 ‘가뭄’, ‘농민의 노래’ 등 민중가요를 제창하며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신군부는 광주 학살 진상 규명 요구를 억누르려고 5·18 희생자 유족과 시민들을 탄압했다. 망월동 묘지 이전을 강요했고 추모제를 금지했다.

조씨는 또 1981년 6월 23일 일명 전남대 유인물(고 김대중 전 대통령 최후 진술 포함) 살포 사건으로 전국에 지명수배 중이던 유모씨가 광주에 온 것을 전해 듣고 “지금은 기소중지자 검거 기간이니 끝날 때까지 피하라”며 나주에 소재한 지인의 집에 도피할 수 있게 도운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이후 검찰이 5·18과 관련해 부당하게 유죄 판결을 받고도 구제 절차를 밟지 못한 사람들에게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하면서 조씨도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유씨 역시 지난 5월 재심에서 전두환 등의 헌정질서 파괴 범죄에 저항한 정당행위였다고 인정돼 무죄를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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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채 기자 yj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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